3배 레버리지는 왜 제자리에 와도 손실이 남을까
무한매수법과 밸류리밸런싱은 모두 3배 레버리지 ETF(TQQQ, SOXL)를 대상으로 합니다. 그런데 이 상품을 규칙대로 굴리기 전에 반드시 이해해야 할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. 바로 변동성 끌림(volatility decay, 변동성 잠식)입니다. 이걸 모르고 시작하면, “지수는 분명 원래 자리로 돌아왔는데 내 계좌는 왜 마이너스지?”라는 순간에 규칙을 의심하게 됩니다. 규칙이 고장 난 게 아니라, 애초에 이 상품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.
3배 ETF는 “가격 3배”가 아니라 “일간 수익률 3배”
섹션 제목: “3배 ETF는 “가격 3배”가 아니라 “일간 수익률 3배””가장 흔한 오해부터 짚겠습니다. TQQQ는 나스닥100의 가격을 3배로 따라가는 상품이 아닙니다. 정확히는 하루치 수익률(daily return)을 3배로 따라갑니다. 이 “하루 단위”라는 점이 모든 차이를 만듭니다.
기초지수가 하루 +1% 오르면 TQQQ는 그날 약 +3%, 하루 -1% 내리면 약 -3%. 여기까지는 직관과 맞습니다. 문제는 이 3배가 매일 새로 계산된다는 데 있습니다. 어제 오른 다음의 3%와 오늘 내린 다음의 3%는 서로 기준점이 다릅니다. 며칠만 지나도 “지수 변화의 3배”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.
숫자로 보는 끌림: 올랐다 그대로 내린 경우
섹션 제목: “숫자로 보는 끌림: 올랐다 그대로 내린 경우”기초지수가 이틀 동안 +10% 올랐다가 다시 -9.09% 내려서 정확히 원점으로 돌아온 상황을 봅시다. (100 → 110 → 100, 즉 110에서 9.09% 내리면 100)
기초지수 (1배)
| 시작 | +10% | -9.09% | |
|---|---|---|---|
| 지수 | 100 | 110 | 100.0 |
원점 복귀. 손익 0.
3배 ETF
일간 수익률을 3배로 적용합니다. 첫날 +10% → +30%, 둘째 날 -9.09% → -27.27%.
| 시작 | +30% | -27.27% | |
|---|---|---|---|
| 3배 ETF | 100 | 130 | 94.5 |
130에서 27.27%를 빼면 94.5. 기초지수는 제자리인데 3배 ETF는 -5.5%. 이게 변동성 끌림입니다. 오르내림이 한 번 있었을 뿐인데 5.5%가 증발했습니다.
횡보가 반복되면 더 깊어진다
섹션 제목: “횡보가 반복되면 더 깊어진다”한 번의 왕복이 -5.5%였다면, 이런 왕복이 계속되면 손실은 누적됩니다. 기초지수가 매일 ±5%로 번갈아 오르내리기만 하는(전체적으로는 횡보인) 시장을 가정해 봅시다.
- 하루 +5% 후 -5%: 1배는
1.05 × 0.95 = 0.9975→ -0.25% - 3배는 일간 ±15%:
1.15 × 0.85 = 0.9775→ -2.25%
한 왕복(이틀)에 3배 ETF는 2.25%씩 빠집니다. 이게 20번(약 40거래일, 두 달) 반복되면 0.9775^20 ≈ 0.635, 즉 -36.5%. 기초지수는 여전히 거의 0% 근처인데 말이죠. 레버리지 ETF의 최대 적은 하락장이 아니라 “변동성 큰 횡보장”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.
그런데 왜 사람들은 굳이 3배를 살까
섹션 제목: “그런데 왜 사람들은 굳이 3배를 살까”끌림만 보면 손해 같은데, 3배 ETF가 사랑받는 이유는 추세장(한 방향으로 꾸준히 가는 장)에서는 오히려 3배보다 더 벌리기 때문입니다. 방향이 일정하면 복리가 유리하게 작동합니다.
기초지수가 매일 +1%씩 10일 오르는 경우를 봅시다.
- 1배:
1.01^10 ≈ 1.1046→ +10.46% - 단순 3배(가격 3배)라면 +31.4% 정도를 기대하겠지만,
- 실제 3배 ETF:
1.03^10 ≈ 1.3439→ +34.39%
기대했던 “10.46%의 3배 = 31.4%“보다 더 높은 34.39%. 상승 복리가 끌림을 이기고도 남습니다. 반대로 매일 -1%씩 내리면 하락도 3배보다 덜 아프게(복리 덕분에) 완만해집니다. 레버리지 ETF는 추세에는 친구, 횡보에는 적입니다.
그래서 분할매매가 등장한다
섹션 제목: “그래서 분할매매가 등장한다”이 성질을 이해하면 무한매수법·밸류리밸런싱이 왜 그렇게 설계됐는지가 보입니다.
- 한 번에 몰빵하지 않고 분할로 사는 이유 — 횡보·하락 구간에서 끌림으로 평단이 무너질 때, 낮아진 가격에 계속 담아 평단을 끌어내리려는 것입니다. 자세한 산수는 분할매수는 평단을 어떻게 움직이나에서 다룹니다.
- 기계적으로 익절해 현금을 확보하는 이유 — 추세가 끌림을 이겨 수익이 났을 때 이익을 실현해 두면, 다음 횡보 구간의 끌림을 버틸 실탄이 생깁니다.
- “손실을 없애는 마법이 아니다”라는 경고가 붙는 이유 — 분할은 끌림을 관리하는 도구일 뿐, 끌림 자체를 제거하지는 못합니다. 충분히 길고 깊은 횡보장에서는 어떤 분할 규칙도 손실을 낼 수 있습니다.
- 3배 ETF는 “가격의 3배”가 아니라 “일간 수익률의 3배”다. 며칠만 지나도 지수 변화의 3배에서 벗어난다.
-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횡보장에서는 지수가 제자리여도 계좌가 녹는다(변동성 끌림). 왕복 한 번에 수 %가 사라진다.
- 반대로 추세장에서는 단순 3배보다 더 벌린다. 방향이 일정하면 복리가 유리하게 작동하기 때문.
- 분할매매 규칙은 이 끌림을 다스리려는 설계다. 없애는 것이 아니다.
이 성질을 몸으로 이해하고 나면, 방법론 문서의 “왜 굳이 나눠서 사고, 왜 기계적으로 익절하나”가 규칙이 아니라 필연으로 읽히기 시작합니다.